오랜 세월 독일에서 살고 있어도 도저히 적응 안 되는 몇 가지가 있다. 그중 하나가 사우나다. 독일의 남녀혼탕 사우나에 대한 경험담을 적은 글들이 적잖지만, 내 경험은 최소 이불 킥 30년짜리다. 신혼 초에 살았던 마을의 옆 동네에는 야외 온천탕과 사우나를 갖춘 온천이 있었다. 눈 내리던 겨울에 남편과 함께 처음 그 온천에 갔다. 송이송이 눈 떨어지는 야외 온천만 즐기면 좋았을걸... 뜨겁고 건조한 공기로 땀을 뺀 후 야외에 설치된 얼음통에 몸을 담그면 환상적이라는 남편의 꼬드김에, 다 안 벗고 타월로 가리면 된다는 말에 나는 사우나를 해보기로 했다. 게다가 나는 고도 근시라서 안경 없이는 보이는 게 없다. 사우나 전용공간으로 들어서는 순간 나는 식겁했다. 입구에서부터 독일식 뽕짝 가락이 요란하게 울려 ..